국어(20402)
11. 보는 이, 말하는 이의 관점
<생각열기>
이제부터는 ‘시’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시 속에서 말하는 사람을 무엇이라고 하는지 기억날까요?
1학년 때 시 속에서 말하는 이를 ‘화자’라고 배웠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화자가 시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알아봅시다.
1) 시인과 화자의 관계
시에는 화자가 겉으로 드러나는 시와 화자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가 있습니다.
아래 두 시를 통해서 살펴볼까요?
하나는 <진달래꽃>이라는 작품, 다른 하나는 <엄마야 누나야>이라는 작품입니다.
두 작품을 읽어봅시다.
두 시에서 말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진달래꽃>에는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 화자이며 <엄마야 누나야>에는 어린 소년이 화자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지은 시인은 한 사람입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김소월 시인입니다.
김소월 시인은 성인 남자이지만 시의 느낌,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기 위하여 각각 ‘이별을 경험한 사람’과 ‘어린 소년’을 화자로 설정한 것이죠.
<진달래꽃>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슬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진 임에 대한 축복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하여 이별을 경험한 사람을 화자로 설정하였습니다.
<엄마야 누나야>에서는 강변에 살고 싶은 마음을 순수하고 간절하게 표현하기 위하여 어린 소년이 엄마와 누나에게 말하는 듯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화자는 시인을 대신하여 시를 전달해주는 사람입니다.
시인은 효과적으로 시의 주제, 느낌,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하여 화자를 설정하죠.
시 속의 화자는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하는지 찾아봅시다.
먼저, 시적화자가 직접 드러나는 시를 먼저 찾아봅시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라는 작품입니다.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봤을 시입니다.
영화 <동주>에도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며 여운을 남겼죠.
오늘 공부를 하고서 시간이 생긴다면 영화 <동주>를 한 번 보세요. 추천합니다!
<서시>에는 화자가 겉으로 드러납니다.
어떤 표현으로 알 수 있죠?
나, 내, 우리 등과 같은 1인칭 표현을 통해서 화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서시>의 화자는 1연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2연에는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며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에 등장하는 감정들이 ‘나’와 연결되면서 더 직접적이고 솔직한 느낌으로 표현됩니다.
화자를 직접 드러낸 <진달래꽃>의 예시도 살펴보겠습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이라고 화자를 직접 드러내었으며,
떠나는 임에 대한 아쉬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죠.
이처럼 화자를 직접 드러내는 경우에는
화자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시의 의도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화자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입니다.
이 시에는 <서시>와는 달리 ‘나’, ‘우리’와 같은 1인칭 표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화자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에는 화자가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화자는 있는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드러나지 않는 화자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이때는 시에 나타나는 상황이 어떠한지,
화자가 무엇을 듣고 무엇을 보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산유화>에는 산에서 피고 지는 꽃의 모습이 드러나 있습니다.
아마, 화자는 산에 있는 꽃을 보고 있거나 상상하고 있네요.
이처럼 화자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에는 화자의 감정을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적 상황을 표현한 시어들, 특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시어들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추측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산 속의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보면서 꽃에 자신(화자)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입니다.
화자가 직접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주로 이 방법을 쓰죠.
화자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그래서 그 사물의 상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시는 사물을 통해 간적접으로 감정을 표현할 때가 많습니다.
어떤 정서를 드러내려고 하는지를 사물을 통해 파악해야 하죠.
이렇게 표현하면 시적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한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화자가 직접 드러나건, 드러나지 않건 화자는 시의 전달자입니다.
시인을 대변하는 화자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이 내용/주제/분위기를 전달할까 고민하죠. 그게 직접적인 방법(<서시>)일 수도 있고, 간접적인 방법(<산유화>)일 수도 있으니 연습을 통해 파악하는 힘을 길러야겠죠?
#화자
2) 화자를 달리하여 표현하기
이번에는 앞서 배운 ‘화자’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모방시를 지어 보겠습니다.
먼저 시 하나를 읽어볼까요?
<노을>이라는 작품입니다.
모방시를 써 보기 전에 이 시의 화자를 파악해 봅시다.
이 시의 화자의 나이를 먼저 살펴볼까요?
직접적으로 나이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삶에 대한 통찰’을 하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 인생의 관록이 있는 분 같습니다. 중년 정도의 나이일 것 같다고 추측할 수 있겠네요.
화자는 시의 제목처럼 ‘노을’을 시적대상으로 삼았습니다. 노을의 어떤 면을 주목하고 있나요? 하늘에 붉은 빛이 가득하다가 노을이 지면 해가 진다는 것처럼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간 뒤 마무리하는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죠.
모방시를 쓰기 전 화자를 나름대로 추측하여 보았습니다.
모방시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화자의 정보를 내가 바꾸어 상상하면 됩니다.
화자의 성별이나 나이, 노을을 바라보는 시선을 변경하면 새로운 시가 탄생합니다.
영상 속 선생님의 예시를 살펴볼까요?
화자의 성별이나 나이를 10살 정도의 어린 아이로 바꾸었습니다.
또한 노을의 모습 중에서 해가 지고 나면 집으로 가야한다는 상황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방시를 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화자를 바꾸니 원래의 시와는 다른 느낌이 들죠?
모방시를 쓰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랍니다.
화자에 따라 시적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표현방식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시의 느낌이 변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우리도 두려워하지 말고 모방시를 써 봅시다^^
#시의화자 #모방시
3) 화자와 시적 대상
이번에는 ‘시적 대상’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영상 속에서 보는 것처럼 모두 ‘눈(snow)’을 보며 어떤 감정을 떠올립니다.
‘눈’을 보며 서로 다른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데요.
대중가요 속에서도 특정 대상(봉제선)을 통해 감정을 표현합니다.
시에서도 이러한 대상을 사용하여 시인의 감정을 나타내죠.
이렇게 화자가 어떤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대상을 ‘시적 대상’이라고 합니다.
시적 대상은 시상(시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의 계기가 되는 특정한 대상을 일컫습니다.
눈, 귀, 코, 입, 피부로 느끼는 감각들이 될 수가 있고 인공물, 자연, 사람, 본인, 다른 사람, 화자 본인, 감정 등 추상적인 것도 시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시적 대상은 그 대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이나 태도에 의해 시에서 구체화되므로 같은 대상이더라도 시에 따라 다른 이미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눈’이라는 같은 대상을 바라보더라도 기쁨, 순수, 슬픔, 차가움, 포근함 등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시적 대상을 통해 화자의 관점과 태도는 어떠한지,
그 대상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시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입니다.
시를 바르게 감상하기 위해 시적 대상을 발견하는 일,
화자가 바라보는 시적 대상에 대한 관점을 파악하는 일은
작품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자 #시적대상
<정리>
<보충&심화>
앞서 등장한 시 중 김소월 시인의 <산유화>, <진달래꽃> 등을 기억하지요?
김소월 시인(1902~1934)의 시는 많이 접해보았지만 그의 일생에 대해서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을 겁니다.
김소월 시인의 짧은 생애를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아 영상을 소개합니다.
[당신은 소월(素月)을 만난 적이 있나요?]
내용구성: 배설화(대구 강북중)